동문거리축제때.
고사상을 차려야 하는데
돼지머리만 올려놓으면 되는데.
돼지머리가 정말 끔찍했다.
지나가는 아줌마는 돼지가 참 복있게 생겼다! 돼지가 웃고 있다! 좋다좋다 하는데.
이건 뭐. 하드코어공포괴기.
송희랑 쪼그리고 앉아 발을 동동 구르고 호들갑 떨고 소리를 캭캭 지르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아도
모두가 냉정했다.
결국 동문거리에서 힘자랑 좀 한다던 송희킴이
'억'하는 단말마를 내지르더니
돼지머리를 상 위에 턱 허니 올려놨다.
훗날 송희킴은 이날을
정말 좆같은 날이었다고 얘기하곤한다.
웃어제끼고 있는 속 편한 돼지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