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와 고구마.. 맛이 괜찮더군요.
저번에 한창 채식을 할때는 고생이 많았어요.
고추는 너무 맵고 감자는 딱딱하고 방울토마토는 자꾸 도망가고.
여튼 채식하면서 설사를 많이 해서 음식은 꼭 익혀서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죠.
다음엔 찌개종류도 좋을 것 같아요...
부모님집에 잠깐 갔다온다는게 하룻밤을 자고 오게 됐다.
홍이 밥도 넉넉히 못챙겨주고 나와 계속 신경이 쓰여서
다음날 일어나자 마자 바로 집으로 돌아왔는데
거실이 난장판이였다. 텅텅 빈 홍이 밥그릇을 보니 안쓰러워 혼낼수도 없었다.
홍이를 꼭 껴안아 주고 어질러진 물건들을 치우던 중.
왜 이불옆에 반찬통뚜껑이 있지... 생각하다가
주방에 가봤더니, 배가 고팠을 홍이가 벌인 일들이 펼쳐져 있다.
바닥에는 멸치부스러기와 텅 빈 반찬통이 누워있었다.
반찬통 뚜껑을 어떻게 열었는지 아무튼 그 뚜껑을 열고 안에 담겨 있던 멸치를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다. 누가? 홍이가.
접시에 담겨져 있던 찐 고구마 2개 중에 한개를 쥐새끼가 파먹은 것처럼 얄미웁게 먹었다. 누가? 아마도 확신하건데 홍이가.
홍이는 정말 야무지다.
배가 고픈데 장미경은 오지도 않고
그래서 장미경의 일용할 양식,
멸치 반찬과 찐고구마를 야무지게 먹고
배를 채운다음 나를 기다렸겠지.
아무거나 먹지마라 설사한다.
그래도 배가고프니 무언가를 찾아서 먹는 홍이가 기특하다.
다음엔 냉장고 열고 재료들 꺼내서 요리라도 할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