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근하게 끓여낸 팥죽.
잠깐 들른 광주 대인시장
큰 시장길 귀퉁이로 난 작은 길을 따라 걸으니
여인숙 골목길이 나오고 허물어져가는 오래된 집들이 나온다.
그 골목길에 앉아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세간살이들을 한참을 구경하고
다시 시장길로 돌아 와
팥죽집에 불쑥 들어와 앉았다.
올 초 이런저런 일로 몸이 많이 아파 아무것도 먹지못했을때
팥죽만 생각이 났었다.
팥죽은 깊고 고요하고 품위있고 조화롭고 따뜻하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일 들 중 하나인데
주로 말없고 쑥쓰럼 많은 손님들을 가려 받을 수 있는
조그만 팥죽가게 하나 차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