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악양에서 전주를 왔다 갔다 했다.
내가 운전한건 아니지만 온 몸이 쑤시다.
선배가 운전할 땐 언제고 저 세상으로 가야 할 준비를 해야 하므로
온 몸이 긴장상태가 된다.
선배 차를 탈 때마다 나의 생명보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12월의 섬진강은 깊고 고요하다.
카메라를 들고 그들을 관찰한지 2개월 정도 된거 같다.
나의 시선이 조용히 흘러가는 섬진강처럼 깊고 고요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허나 나는 서두르고 자신을 다그치고 그러다 자책하기를 반복한다.
조용히 그들 사이로 스며들어 관찰하는 것.
인내심을 가지고 그들을 봐라보는 것.
중요한 점들을 되새긴다.
돌아오는 길에는
단아한 늙은 시인이 동승했다.
이빨이 썩어 치과를 가야 하는데 친구도 만날 겸 오랜만에 전주에 간단다.
사람을 또 하나 태웠건만
선배 차는 여전히 훨훨 날아간다.
전주에 도착하자 마자 오금이 저려 화장실 먼저 찾고
시인이 사주는 고기만두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피곤하여 잠이 잘 오는 밤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