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포스 ATOPOS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대상을
'아토포스'로 인지한다.
이 말은 예측할 수 없는,
끊임없는 독창성으로 인해
분류될 수 없다는 뜻이다.
그 사람의 빛나는 독창성 앞에서 나는 자신을
아토포스라고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분류되었다고 생각한다.
(친숙한 서류마냥) 그렇지만 때로 이 고르지 못한 이미지들의
유희를 정지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한다.("왜 나는 그 사람만큼 독창적이지도 강하지도 못할까!)
그리하여 독창성의 진짜 처소는 그 사람도 나 자신도 아닌, 바로 우리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쟁취해야 하는 것은 독창적인 관계이다.
대부분의 상처는 상투적인 것에서 온다.
모든 사람들처럼 사랑해야 하고, 질투해야 하고, 버림받아야 하고, 또 욕구불만을 느껴야 하고 등등.
그러나 독창적인 관계일 때에는 상투적인 것은 모두 흔들리며,
초월되고, 철수한다.
그리하여 이를테면 질투 같은 것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된다.
장소도 토포스(topos)도 어떤 '결론' 이나 담론도 부재하는 이 관계에서는.
사랑의 단상/ 바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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