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달콤한 쾌락과 가장 생생한 기쁨을 맛보았던 시기라고 해서
가장 추억에 남거나 가장 감동적인 것은 아니다.
그 짧은 황홀과 정열의 순간들은 그것이 아무리 강렬한 것이라 할지라도
인생 행로의 여기저기에 드문드문 찍힌 점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순간들은 너무나 드물고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것이어서
어떤 상태를 이루지 못한다.
내 마음속에 그리움을 자아내는 행복은 덧없는 순간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항구적인 어떤 상태이다.
그 상태는 그 자체로서는 강렬한 것이 전혀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매력이 점점 더 커져서 마침내는 그 속에서 극도의 희열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그런 상태인 것이다.
장 그르니에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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